실제 도로 주행으로 세운 1705km 신기록
루시드 넘은 실버라도 EV, 어떻게 가능했나
한 번 충전에 1705km를 달린 전기 픽업트럭이 등장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실버라도 EV가 실도로에서 이룬 이 기록은 전기차 주행거리 역사상 최장 기록으로, 기존 최고 기록보다 40% 이상 길다.
양산차 그대로의 상태로 이뤄낸 이번 주행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전기차의 효율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조건, 양산차 그대로 세운 ‘신기록’
GM은 2025년형 쉐보레 실버라도 EV 맥스 레인지 워크 트럭으로 단 한 번의 충전으로 1705km(1,059.2마일)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행은 미국 미시간주의 GM 밀퍼드 테스트 센터 인근 공공도로에서 시작해 디트로이트 벨아일에서 마무리됐으며 양산차 그대로의 상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M은 “실제로 존재하는 도로, 실제 차량 조건에서 기록을 세웠다”라고 강조했다.
사용된 차량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일체의 개조를 하지 않은 양산형 모델이었다. 엔지니어들은 단지 차량 매뉴얼 안에서 허용된 설정만을 활용해 최적의 효율을 끌어냈다.
해당 차량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 셀즈(Ultium Cells)’가 제작한 205kW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EPA) 인증 기준 주행거리는 493마일(약 793km)이다. 그러나 실제 도로 주행에서 이 거리의 2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GM 배터리 및 지속가능성 부문 커트 켈티 부사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배터리 화학과 구동장치, 소프트웨어, 차량 설계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결과”라고 13일 밝혔다.
하이퍼마일링, 비일상적 효율 주행의 결정판
이번 기록은 단순한 정속 주행을 넘어, 극단적인 효율 주행 기술인 ‘하이퍼마일링(Hypermiling)’ 기법이 적극 활용됐다. GM 엔지니어들은 평균 시속 32~40km의 느린 속도를 유지하며 급가속과 급제동을 철저히 피했다.
또한 차량의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와이퍼는 최하단에 고정하고, 타이어 공기압은 허용 범위 내에서 최대로 높였다. 공조장치는 아예 꺼둔 채,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했다.
실내 냉난방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이 주행은 여름철, 배터리 효율이 가장 높은 시기를 활용해 진행됐다.
차량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조치도 병행됐다. 스페어타이어를 제거하고 바퀴 정렬을 최적화했으며, 적재함에는 공기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액세서리 토너 커버를 장착했다.
이처럼 운전 습관부터 물리적 설정까지 가능한 모든 요소를 효율 중심으로 최적화한 것이 장거리 주행을 가능케 한 열쇠였다.
GM 추진력 보정 엔지니어링 매니저 존 도레무스는 “내리막길만 달렸다면 이보다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었겠지만, 우리는 실제 조건에서 가능한 성능을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단순 이벤트 아닌 기술 검증 실험
GM은 이번 도전이 단순한 기록 경신이나 마케팅 이벤트가 아니라, 실사용 기반의 기술 연구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실험실이 아닌 도로 위에서, 일반 소비자도 구매 가능한 양산차 그대로의 상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는 입장이다.
커트 켈티 부사장은 “이 극한의 주행 데이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차세대 얼티엄 플랫폼뿐 아니라 GM의 전기차 전반의 주행거리 확장, 에너지 효율 개선, 품질 및 내구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버라도 EV는 전장 5920mm, 전폭 2129mm, 전고 1999mm, 휠베이스 3700mm에 달하는 대형 풀사이즈 픽업트럭으로, 양산 전기 픽업 중에서도 가장 큰 차체를 지닌 모델 중 하나다.
이러한 대형 차량이 일반 도로에서 기록한 장거리 주행 수치는, 전기차 플랫폼과 배터리 기술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미국 현지 기준으로 5만 4895달러(약 7590만 원)부터 시작하는 실버라도 EV는 이 기록을 통해 자사의 기술력과 효율 잠재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