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마세라티 뒤이어 한국 법인 설립
효성, FMK 지분 51% 매각 결정
수입 대신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 전환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마침내 한국 법인 설립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페라리는 수입과 유통을 직접 담당하고, 기존 수입사였던 ㈜효성 산하 FMK는 딜러사로만 남게 된다.
이는 과거 마세라티가 한국 법인을 세운 뒤 FMK와의 역할을 분리한 방식과 유사하다.
페라리, 한국 시장 ‘직진출’ 선언
페라리 본사는 최근 ㈜효성의 자회사 FMK로부터 ‘페라리코리아’ 지분 51%를 인수하며 국내 합작 법인의 최대주주가 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6월 FMK를 ‘페라리코리아’와 ‘FMK’로 인적분할하고, 이 가운데 페라리코리아의 과반 지분을 페라리에 매각했다. 거래 금액은 수십억 원대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페라리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사실상 직접적인 수입과 유통을 맡는다. 반면, FMK는 딜러사로서 차량 계약과 판매, 서비스 및 액세서리 판매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는 FMK가 지난 2015년 동아원으로부터 200억 원에 지분을 인수하며 수입사와 딜러 역할을 겸하던 체제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이다.
FMK는 약 11년 동안 페라리의 국내 수입과 판매를 전담해왔으나 이번 지분 매각으로 수입사로서의 권한을 공식적으로 내려놓게 됐다.
‘수퍼카 붐’ 지나고, 판매 재편… FMK 전략 수정
페라리의 한국 법인 설립 가능성은 이전부터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과거에는 FMK 측이 본사의 직진출을 늦추기 위해 페라리 차량의 국내 판매 물량을 일부러 제한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퍼카 시장은 코로나19 이후의 ‘코인 붐’이 꺾이면서 급속히 위축됐다. 한때는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웃돌 정도로 수요가 폭증했지만, 현재는 사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며 수입 물량이 재고로 쌓이는 상황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FMK 입장에서는 수입사의 부담을 지속할 이유가 점차 사라졌다.
실제로 FMK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수익성과 리스크 측면에서 부담이 큰 수입사 역할을 포기하고, 딜러사로의 전환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세라티 이어 페라리까지… FMK 역할 재정비
이번 페라리 지분 매각은 FMK가 마세라티와의 관계를 정리했던 전례와 유사한 흐름이다.
FMK는 앞서 마세라티의 국내 수입권을 반납하고, 마세라티 본사는 별도의 한국 법인 ‘마세라티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후 FMK는 서울과 분당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만 운영하는 딜러사로 전환됐다.
마세라티 역시 과거 연간 2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FMK의 주요 수익원으로 작용했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더불어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FMK는 수입·유통에서 손을 떼고, 실질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한 소매 및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는 구조로 변화했다.
결국 FMK는 마세라티에 이어 페라리까지 수입사 권한을 본사에 넘기고, 딜러사 중심의 사업 구조로 전환했다.
효성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고려해 현금창출력 높은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이번 합작사 설립은 FMK와 페라리 양측 모두 국내 사업의 효율성과 명확한 역할 분담을 추구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