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세단 G80, 美서 단종
판매 부진·관세 영향 직격탄
SUV 중심 전략으로 전환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전기 세단 ‘G80 전동화(Electrified G80)’가 2025년형을 마지막으로 조용히 단종됐다.
공식 발표 없이 브랜드 웹사이트에서 사라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의문이 제기됐고, 이후 제네시스 북미법인이 사실을 확인했다.
단종 배경에는 미국 내 세단 수요 감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그리고 제네시스의 전략 수정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 전기 세단 시장에서 조용히 퇴장한 G80
제네시스의 전기차 전략을 상징하던 G80 전동화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2025년형을 끝으로 미국 시장에서 더 이상 판매되지 않으며, 제네시스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해당 모델 정보를 삭제한 뒤 단종 사실을 인정했다.
이 모델은 내연기관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제작됐음에도, 정숙성과 주행 성능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87.2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282마일(약 454km)을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출력은 365마력에 달했다.
그럼에도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 이유는 뚜렷하다.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들의 수요 부족이다.
대형 전기 세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제한적이었으며 내연기관 G80조차 2024년 한 해 동안 4155대만 판매되는 데 그쳤다. 전기 모델의 판매량은 이보다 훨씬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전략 변화…단종은 예고된 수순
G80 전동화 모델의 철수는 단순히 판매 부진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적 변수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의 무역 정책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15%의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G80 전동화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세는 곧바로 차량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제네시스 북미 PR 매니저 자레드 펠랫은 “소비자 중심의 전략에 따라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G80 전동화 모델의 단종을 인정했다.
그는 또 2026년형으로 예고된 G80 전동화 모델의 미국 시장 출시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단종 결정이 일시적인 상황이 아닌, 브랜드 전략의 근본적인 전환과 맞물려 있음을 시사한다.
SUV 중심 재편…G80 대신 GV 시리즈 전면에
세단 중심의 전기차 전략에서 SUV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제네시스가 선택한 생존 방식이다. G80 전동화 모델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브랜드는 GV60·GV70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두 모델 모두 SUV 형태로,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급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개발돼, 상품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G80 전동화보다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
이 같은 전략 수정은 미국 내 전기차 시장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기대보다 낮은 전기차 수요 증가 속도, 충전 인프라 부족, 고가 정책에 대한 소비자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모델과 시장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커졌다.
2026년형 G80 전동화, 미국행은 ‘미정’
제네시스는 현재 G80 전동화 모델의 롱휠베이스 기반 2026년형 부분 변경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 모델은 고급화된 내장 사양을 갖추고 한국 시장을 우선 대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 투입 여부에 대해서는 제네시스 측이 “현재로서는 공유할 수 있는 추가 정보가 없다”고 밝히며 확답을 피했다.
일부 미국 딜러에서는 아직 기존 G80 전동화 모델의 재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가 생산이나 미국 내 재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G80 전동화의 단종은 단순한 한 모델의 퇴장을 넘어, 시장 환경 변화와 전략적 판단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방향성과 미국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