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판매 급감
관세 인하 지연·구조적 한계 노출
수출 90% 의존, 철수설 다시 고개
9월 한 달간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급감하면서, 한국GM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주력 수출 차종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가 동반 부진한 가운데, 관세 인하 지연 및 수출 의존 구조의 한계가 겹쳤다는 평가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GM의 국내 철수설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판매 39.1% 급감… 내수·수출 모두 하락
한국GM은 1일, 9월 한 달간 글로벌 시장에서 총 2만 3723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월 판매량인 3만 8967대 대비 39.1% 줄어든 수치다.
특히 내수와 수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수 판매는 12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감소했으며 수출은 2만 2492대로 39.2%나 줄었다.
한국GM의 판매 구조상 전체 실적의 95%가량을 차지하는 수출 비중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감소폭은 단순한 시장 침체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중심 포트폴리오 ‘한계’
한국GM은 현재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중심의 수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실적에서는 두 차량 모두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만 5365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35.3% 줄었고, 트레일블레이저는 7127대로 46.3% 급감했다. 두 모델은 지난해 각각 29만 5099대, 17만 8066대의 해외 판매량을 기록하며 수출 1위와 4위를 차지했던 대표 차종이다.
지난 7월 국내 출시된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안전성과 편의 사양을 강화하고, GM 커넥티비티 플랫폼 ‘온스타’ 기반 스마트 드라이빙 기능을 탑재해 상품성을 높였지만, 전체적인 하락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내수 시장에서도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012대 판매돼 전체 판매량의 82.2%를 차지했으나, 트레일블레이저(190대), 트래버스(2대), 콜로라도(4대), GMC 시에라(23대) 등 나머지 차종은 저조한 실적에 그쳤다.
관세 인하 지연… 한국GM, 구조적 위기 직면
이번 판매 부진의 배경으로는 한미 간 관세 인하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에 대해 한국산 제품의 관세가 타국 대비 약 10%포인트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현지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현대차그룹과 달리, 전체 수출 물량의 90% 이상을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한국GM 입장에서는 관세 부담이 고스란히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미국으로 향하는 차량의 10대 중 9대가량이 한국GM의 수출 물량”이라며 “관세 인하가 늦어질수록 한국GM과 GM 본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판매 급감은 지난해 7~8월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로 인한 부분 파업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대규모 하락세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이슈를 넘어 구조적인 취약성이 노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높다”며 “고객 인도 차질을 최소화하고 마케팅을 강화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단일 차종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 관세 이슈가 겹치면서 한국GM의 사업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실적 부진으로 인해 한국GM의 사업 전략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