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5 흑자 전환 주목
현대차도 일렉시오로 반격 시동
중국 시장 탈환, 승부수 띄운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를 출시하며 반전에 나섰다. 기아가 중국 전용 전기차 ‘EV5’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현대차 역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내 점유율이 1% 미만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중국 사업 재편 전략의 중심에 있다.
중국 현지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 투입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는 10월 16일부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의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두 중국 현지에서 이뤄진 첫 전기차로, 철저히 중국 소비자 취향에 맞춰 설계됐다.
일렉시오는 전장 4615mm, 전폭 1875mm로 기아 EV5와 유사한 크기를 갖췄으며,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대 88.1㎾h 용량으로, 중국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722㎞를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산 배터리 사용 등을 이유로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말 가격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외관과 실내 디자인 역시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 전면 주간주행등(DRL)은 중국에서 길조를 상징하는 숫자 ‘8’을 모티브로 한 8개의 보석 모양으로 구성됐다. 실내에는 2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다.
기아 EV5 성공, 현대차에 ‘모델 케이스’ 됐다
일렉시오 출시는 현대차의 중국 사업 흑자 전환 가능성과 직결된다. BHMC는 올해 상반기 기준 95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 7176억 원에 비해 손실 폭은 크게 줄였다.
현대차가 일렉시오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이미 기아가 유사한 전략으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기아는 2023년 중국 맞춤형 전기차 ‘EV5’를 출시한 뒤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19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 재건, 전기차 6종 라인업으로 재편
현대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한때 4~5%에 달했으나,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불거진 한한령으로 급락했다.
현재는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판매 부진은 생산 축소로 이어져, 현대차는 과거 5개였던 중국 내 공장을 베이징 1공장과 충칭 공장 매각 이후 3개로 줄였다. 향후 창저우 공장도 매각해 2개 공장 체제로 재편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렉시오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도약하기 위한 ‘재기의 발판’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중국 시장에 전기 SUV뿐 아니라 준중형 전기 세단 등 총 6종의 맞춤형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공식 출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인베스터데이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은 공급 과잉과 치열한 가격 경쟁, 기존 완성차와 신생 업체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도전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대차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 외에도, 중국 내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현지 업체 인수 및 파트너십 확대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인도 시장까지 다각화 전략 펼쳐
한편, 현대차는 미국 중심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글로벌 시장 다변화 전략도 함께 추진 중이다.
특히 인도 시장은 현대차의 새로운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6일,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내년 1월 1일부로 신임 CEO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29년 만의 첫 현지인 CEO 선임은 인도 시장에서의 현지화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인도 내 판매 비중을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에서 기아 EV5가 만들어낸 변화가 현대차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전기차 ‘일렉시오’는 브랜드의 미래를 가늠할 시험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