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가격 치솟아도 판매 호조
현대차·기아, RV 전략 ‘통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5년 1분기 해외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레저용 차량(RV)를 중심으로 대당 평균 판매가격(ASP)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고수익 차종에 집중한 전략은 브랜드 가치 상승과 전동화 확대, 환율 효과 등과 맞물리며 수익성과 판매 실적 모두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역대 최고 평균 판매가 기록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해외 시장에서 RV 중심의 전략을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대당 평균 판매가격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7525만 원, 기아는 6489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2% 상승했다.

현대차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은 2022년 6278만 원, 2023년 6744만 원, 2024년 7387만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5090만 원, 5779만 원, 6382만 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3년간 가격 인상 폭은 연간 500만~700만 원에 달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브랜드 위상 제고에 따른 ‘제값 받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22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를 유지하며 쌓아온 신뢰가 가격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SUV·RV 중심 수익 구조 재편
현대차와 기아는 SUV·RV 판매를 확대하며 전체 판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SUV와 RV는 같은 차급의 세단보다 10~20%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고수익 차종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SUV·RV의 평균 판매가는 현대차 6490만 원, 기아 5578만 원으로 세단 대비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파워트레인, 고급 트림이 더해지면 평균 단가는 더욱 올라가는 구조다.
이와 같은 수익성 강화는 단순한 가격 인상을 넘어서 전체 경영 전략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 효과와 전동화 수요의 확대도 판매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외부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동화와 미국 시장 실적 상승
현대차와 기아의 RV 전략은 전동화 흐름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양사는 주요 SUV 모델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다양한 전기 SUV를 출시하며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가 상승과 시장 반응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미국 시장 실적도 이를 증명했다. 올 1분기 현대차는 미국에서 20만 3554대를, 기아는 19만 885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0.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싼타페, GV70 등 SUV 모델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아이오닉 9, GV90 대형 전기 SUV 출시를, 기아는 북미 시장용 픽업트럭 출시를 준비하며 RV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RV는 더 이상 여가용 차량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략에서 브랜드 위상 제고와 수익 구조 개선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