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재인상 우려 속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1월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2026년 1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합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12만 5296대를 기록했다. 2025년 관세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19.5% 급감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실적의 배경에는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후 급변한 수요 패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65.7% 폭증하며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25.5%까지 상승한 점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한 해 동안 약 7조 2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수익성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SUV 라인업 강세, 펠리세이드 28.7% 급증
현대차는 1월 미국에서 6만 794대(전년비 2.4%↑)를 판매하며 역대 1월 중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제네시스는 5170대로 6.6% 증가했다. 주력 모델인 투싼이 1만 4428대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대형 SUV 펠리세이드가 8604대로 28.7% 급증하며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소형 SUV 코나도 5321대로 21.9% 성장해 SUV 세그먼트 전반의 강세를 입증했다.
기아는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6만 4502대를 기록하며 1월 최대 판매 실적을 수립했다. 베스트셀러 스포티지는 1만 3984대 판매됐으며 소형 SUV 셀토스가 5278대로 85.8% 급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MPV 카니발과 중형 세단 K5, 크로스오버 니로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폭발적 성장이다. 현대차는 1만4316대로 51.9%, 기아는 1만3173대로 83.8% 증가하며 합산 2만7489대를 기록했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3만 1960대로 전년 대비 36.9% 늘었다. 반면 순수 전기차 판매는 4471대로 33.7% 감소했다.
7조원 관세 부담 속 ‘영업이익률 7%’ 목표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2025년 현대차는 4조 1100억원(그룹 전체 7조 2000억원)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며 영업이익이 11조 4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급감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954억원으로 39.9% 감소하며 관세 충격이 집중적으로 반영됐다.
현대차는 2026년 영업이익률 목표를 6.3~7.3%로 제시하며 보수적 전망을 내놨다.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 심화를 감안한 수치다. 도매 판매 목표는 415만 8300대, 연결 매출액 성장률은 1.0~2.0%로 설정했다.
1월 미국 판매 호조는 이러한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긍정 신호로 읽힌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제품 전략이 시장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며 판매 급증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관세 정책 향방과 함께 펠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 등 신차 효과가 지속될지가 2026년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