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첫 본사 제작 경주차
굿우드서 ‘테메라리오 GT3’ 첫 공개
하이브리드 제거, 트랙 성능 극대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본사에서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수행한 GT3 경주차를 세상에 공개했다.
7월 1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행사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 모델은 도로용 슈퍼카 ‘테메라리오’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람보르기니가 향후 GT3 레이스 무대에서 주력으로 삼을 경주차다.
람보르기니 본사 첫 설계·제작 경주차 공개
람보르기니는 이날 자사 역사상 최초로 공장 내에서 직접 제작한 레이스 전용 차량 ‘테메라리오 GT3’를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차량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모터스포츠 활용을 고려해 설계됐으며 브랜드의 기술력이 집약된 차세대 GT3 차량으로 소개됐다.
차체는 람보르기니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에서 직접 설계됐다. 기존 도로용 테메라리오와는 달리 GT3 규정에 맞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거하고, 트랙 주행에 특화된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외관은 테메라리오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공기역학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전후면 모듈형 구조를 도입해 레이스 도중 신속한 부품 교체와 수리를 가능하게 했고, 탄소복합소재를 활용해 차체 경량화도 실현했다.
차량 내부는 람보르기니의 공식 레이싱 드라이버인 마르코 마펠리와 안드레아 칼다렐리의 주행 피드백을 반영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과 내구성을 모두 고려한 구성이다.
성능, 공기역학, 정비성 모두 경주용 특화
파워트레인은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됐으며 GT3 규정에 따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제외됐다. 기존 도로용 모델에 사용되던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대신, 경주용 6단 횡치 기어박스가 적용됐다.
출력은 GT3 규정에 따라 약 550마력 수준으로 억제됐다. 이는 도로용 테메라리오의 900마력 이상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하지만 퍼포먼스 밸런스를 고려한 결과로, 실제 레이스 환경에 더욱 적합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차체 구조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됐고 전후 서브프레임은 탈부착이 쉬운 구조로 단순화됐다. 람보르기니 측은 “센터 스틸레와 스콰드라 코르세의 협업으로 디자인과 공기역학이 모두 향상됐다”고 밝혔다.
루벤 모어 최고기술책임자는 “공기역학부터 파워밴드, 정비 용이성까지 모두 트랙에 최적화됐다”며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도 일관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우라칸 GT3의 뒤를 잇는 새 주력차량
이번 테메라리오 GT3는 람보르기니의 기존 경주차 라인업인 ‘우라칸 GT3’ 시리즈의 공식 후속 모델로 개발됐다.
우라칸 GT3 시리즈는 2015년 첫 등장 이후 GT3 에보(2019년), GT3 에보2(2022년)로 진화하며 FIA 인증을 받았고, GT3 레이스의 주력 차량으로 활약해왔다.
테메라리오 GT3는 이 계보를 이어받아, 향후 람보르기니가 공식 지원하는 GT3 대회에서 중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기존 우라칸 GT3를 사용하는 고객 팀들이 테메라리오 GT3로 원활히 전환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도 지속할 방침이다.
람보르기니는 이 모델이 내년 미국 세브링에서 열리는 ‘12시즌 레이스’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람보르기니의 최고경영자 스테판 윙켈만은 “테메라리오 GT3는 브랜드의 모터스포츠 철학을 상징하는 모델”이라며 “GT3 무대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