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의 역사, 단 55대로 끝맺다
유럽 시장과 작별하는 스즈키 짐니
스즈키가 자사의 대표 SUV 모델인 짐니의 유럽 판매를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이를 기념해 프랑스 시장에 단 55대 한정으로 출시되는 ‘짐니 55주년 에디션’이 그 마지막 모델로 등장했다.
이 스페셜 에디션은 짐니가 유럽에서 남긴 발자취를 상징적으로 되새기는 동시에, 오프로드 성능의 정수를 담은 모델로 설계됐다.
유럽 퇴장 알리는 55대의 한정 모델
스즈키는 2024년부터 유럽 전역에서 짐니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해왔다. 짐니는 2018년 유럽에 처음 출시된 이래 특유의 콤팩트한 차체와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짐니가 유럽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시장이 되었고, 이번 55주년 기념 에디션은 이 퇴장을 기념하는 상징적 모델로 기획됐다.
‘짐니 55주년 에디션’은 복고풍 데칼, 블랙 프런트 그릴, 짐니를 상징하는 코뿔소 로고가 새겨진 스페어타이어 커버 등으로 짐니만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외장 색상은 화이트, 정글 그린, 미디엄 그레이, 블랙 등 총 4종이 제공되며 붉은색 짐니 로고가 새겨진 전후륜 머드 플랩과 검은색 스틸 휠이 인상적인 외관을 완성한다.
실내는 오프로드 주행에 적합하도록 고무 매트를 적용했고, 센터 콘솔에는 55주년 기념 명판이 부착되어 한정판의 상징성을 부각시켰다.
마지막까지 ‘진짜 오프로더’로
스즈키는 이번 한정판 모델의 개발에 있어 단순한 외관 변화에 그치지 않았다.
짐니의 오프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과 동일한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유지했고, 1.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 조합을 탑재했다. 이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102마력, 최대 토크 130Nm을 발휘한다.
접근각 37도, 이탈각 49도의 설정은 비포장 도로나 경사로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올그립 프로’ 사륜구동 시스템은 로우기어 기능을 통해 더욱 강력한 험로 탈출 능력을 자랑한다.
특이한 점은 구매자 전원에게 오프로드 주행 훈련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는 짐니가 단지 소형 SUV가 아닌, 진짜 오프로드 전용 차량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스즈키의 마지막 인사, 그리고 미지의 앞날
스즈키는 이번 55주년 에디션 외에도 각국에서 다양한 짐니 스페셜 모델을 선보여왔다. 독일의 ‘호라이즌’, 이탈리아의 ‘마타’, 브라질의 ‘4스타일’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유럽 시장에서의 짐니 판매는 이번 모델로 완전히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인도에서 생산 중인 5도어 버전이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 확장 중이지만, 유럽에서의 재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짐니 55주년 에디션’은 2만 8955유로(한화 약 4580만 원)에 책정됐으며 6월 말부터 프랑스 내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