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흔든 포르쉐
하이브리드·전기차로 급성장
벤츠·BMW까지 위협하는 질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포르쉐가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상반기 판매량이 40% 이상 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올해 1~5월 판매 동향에 따르면, 포르쉐는 4707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8%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포함한 전통 강자들을 압도하는 성장률로, 고급 브랜드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보인 사례다.
전통 강자 흔든 포르쉐의 질주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9위였던 포르쉐는 올해 상반기 6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5월 한 달만 놓고 보면 테슬라, BMW, 벤츠에 이어 4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판매 실적을 견인한 중심에는 SUV 모델인 ‘카이엔’과 고급 세단 ‘파나메라’가 있었다. 각각 1894대, 1119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이끌었다.
여기에 순수 전기차 ‘타이칸’(760대), 중형 SUV ‘마칸’(444대), 스포츠카 ‘911’(385대), ‘718’(105대)까지 전 라인업이 고르게 판매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친환경 모델의 비중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1394대, 전기차는 1204대가 팔리며 내연기관 모델(2109대)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이 친환경차였다는 점에서,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체된 경쟁자들… 포르쉐와 대조
포르쉐의 성장세는 경쟁 브랜드들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같은 기간 벤츠는 13.7%, BMW는 9.6% 성장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6.4%), 기아(1.6%)의 성장률과 비교해도 포르쉐의 상승폭은 압도적이다.
전통 강자인 아우디는 여전히 7위를 유지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5월까지 3868대를 판매해 전년과 같은 순위를 기록했지만, 경쟁사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BYD(비야디) 역시 1066대에 그치며 점유율 확대에는 실패했다. 반면 포르쉐는 고가의 고성능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틈새 수요를 정밀하게 공략하며 시장 판도에 변화를 만들어냈다.

프리미엄 브랜드 지형도 흔든 ‘전동화’ 전략
포르쉐는 전통적인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넘어서, 친환경차 고급화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층을 끌어들였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양축으로 삼은 전동화 전략이 시장에서 실질적 반응을 얻으며, 판매량뿐 아니라 브랜드 위상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이는 단순한 신차 출시 효과를 넘어, 명확한 전략적 방향성과 수요 대응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6월 19일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서도 포르쉐의 이례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언급됐다.
벤츠, 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주춤하는 사이, 포르쉐는 친환경 고급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수입차 시장의 흐름을 뒤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