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도 막지 못한 질주
현대차·기아, 미국 시장 최대 실적
전기차·현지화 전략, 기록적 판매 견인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자동차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국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두 브랜드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총 48만 175대를 판매했다. 전기차 판매 급증과 SUV 중심의 상품 경쟁력, 그리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이 같은 성과를 이끈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역대 최대 실적, SUV와 전기차가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이 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3분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26만 538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11.1% 늘어난 21만 1637대를 기록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역대 3분기 중 최대 규모의 판매 실적이다.
9월 한 달 동안의 실적도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합산 기준 14만 3367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성장세의 중심에는 전기차가 있었다. 현대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6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다. 전기차 만족도 조사에서는 아이오닉6와 EV6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테슬라를 앞질렀다.
SUV 역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투싼, 기아는 텔루라이드와 쏘렌토가 주요 실적을 견인했다.
전기차와 친환경차 판매, 월간 최고 기록
현대차그룹은 2일, 9월 한 달간 전기차 월간 판매량이 1만 7269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141% 증가한 1만 1052대, 기아는 51.4% 늘어난 6217대를 각각 판매했다.
하이브리드차도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9월 한 달간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만 7431대로 56.2% 증가했으며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4만 4701대로 집계돼 전체 판매의 31%를 차지했다.
3분기 전체 기준으로는 친환경차가 13만 5547대 팔리며 작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9만 58대로 54.6%, 전기차는 4만 5488대로 54.4%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에서 투싼(1만 7569대), 아반떼(1만 3808대), 싼타페(1만 114대)가 높은 판매고를 올렸고, 기아는 스포티지(1만 4515대), K4(8829대), 텔루라이드(8408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관세 위협 속 현지화 전략의 효과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고율 관세는 한때 한국 자동차 업계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와 조지아 등 미국 현지 생산시설의 비중을 높이며 충격을 최소화했다.
현대차는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를 8~9%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관세 25%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설정된 것으로, 그룹이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한 상태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편, 현대차는 아이오닉5 2026년식 모델의 가격을 최대 9800달러(약 1390만 원) 인하하고, 2025년식 모델에는 7500달러(약 1060만 원)의 현금 인센티브를 자체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 내 전기차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시장 3위 자리 굳히며 도요타·GM 뒤쫓아
현대차·기아는 이번 실적으로 미국 내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 GM(70만 8360대), 도요타(62만 9137대)에 이어 3위를 지켰다.
기아는 특히 9월 한 달간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8만대를 돌파하며 브랜드 역사상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업계는 관세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품질 향상과 전기차 라인업 강화, 현지 생산 확대의 시너지가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