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공략 키워드는 전기차
‘일렉시오’로 돌아온 현대차의 승부수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극복하려는 현대자동차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실적 하락을 겪은 현대차는 올해 중국 전용 전기차 ‘일렉시오(ELEXIO)’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동시에 신흥시장 수출 확대 전략과 조직 재편을 통해 중국 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환점이 된 ‘일렉시오’, 중국형 전기차 전략
현대자동차는 중국 내 전세를 뒤집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현지 맞춤형 전기차’를 선택했다.
그 중심에는 베이징현대가 개발에 직접 참여한 전기 SUV ‘일렉시오’가 있다.
이 모델은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해 숫자 ‘8’ 형태의 램프 디자인, 중국산 BYD 배터리, 1회 충전 시 700km 이상 주행 가능 거리 등 차별화된 현지 특화 요소를 갖췄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총 6종의 중국 전용 신에너지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익균 부사장은 “중국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현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수출 반등과 재무 회복, 숨통 트인 공장
현대차그룹은 올해 1~4월 동안 중국에서 총 13만 8천여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중 7만 5천여 대는 수출로, 전년 동기 대비 94.7% 증가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현대차는 아반떼·쏘나타 등 택시 모델, 기아는 페가스·쏘넷 등 소형차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기아는 수출량이 전년 대비 53.6% 늘어난 5만 4천 대를 기록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공장 가동률도 상승했고, 이는 곧 재무적 회복으로 이어졌다.
베이징현대는 올 1분기 423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적자폭을 1천억 원 이상 줄였고, 위에다기아는 522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순이익을 이어갔다.
조직부터 다시 짠 현대차, 장기전 대비
현대차는 전략 실행을 위해 조직 개편에도 착수했다. 올해 초 ‘중국사업담당’을 ‘중국권역본부’로 격상하고 오익균 부사장을 중심으로 베이징현대와 지주사 HMGC를 총괄하게 했다.
해당 본부는 현대차 본사 사장실 직속으로 운영되며 미주·유럽·인도와는 별개로 독립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재정적 투입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말 결정된 7840억 원 규모 유상증자 가운데 절반인 3893억 원이 1분기에 투입됐다.
향후 총 1조 5600억 원이 베이징현대와 베이징자동차에 투자될 계획이다. 이는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흥시장 확대 전략과 정의선 회장의 현장 행보
현대차그룹은 중국 외에도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픽업트럭 ‘타스만’을 오세아니아에 출시하며 아프리카, 중동으로 판매망을 넓혔고 베트남에서는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점유율 1위(16.5%)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상하이 모터쇼 현장을 직접 찾아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룹 전체 실적이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 재공략은 현대차에게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차의 이 같은 전기차 전환 전략과 조직 개편, 수출 확대 시도는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사드 사태 이후 무너진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총체적 승부수로 평가되고 있다. 라이벌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