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한 명의 손끝에서 시작된 변화
현대차 ‘옵시디언’ 콘셉트 공개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자동차 디자인 행사에서 현대자동차가 파격적인 콘셉트카를 공개해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전통적인 디자인 시스템을 완전히 탈피한 이번 프로젝트는, AI와 신진 인재의 협업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콘셉트카 ‘옵시디언’은 현대차 내부 디자이너가 아닌, 한 대학생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지의 콘셉트카, 대학생이 만들다
지난 5월, ‘카 디자인 이벤트 2025(CDE 2025)’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던 콘셉트카 ‘옵시디언(Obsidian)’을 처음 공개했다.
이 차량은 현대차 정규 디자이너의 작품이 아닌 뮌헨 응용과학대학교의 한 학생, 도미니크 안데르스(Dominik Anders)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는 안데르스에게 기존 디자인 규범을 벗어난 실험적 과제를 부여했고, 독일 디자인 스튜디오 ‘아포스트로프 디자인’, AI 디자인툴 기업 ‘비즈콤’과의 협업으로 그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했다.
이는 단순한 후원을 넘어서, 교육과 산업의 긴밀한 연결을 기반으로 한 미래 지향적 프로젝트였다.
옵시디언은 5도어 스포츠카 형태의 모노리식 실루엣을 기반으로,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연상케 하는 픽셀 LED 헤드라이트와 매끈한 윈드실드, 공격적인 바디킷과 정교한 사이드 스커트, 넓은 리어 디퓨저까지 갖춘 완성도 높은 콘셉트카다.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조형물 같은 인상을 준다.

현대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창작자들의 가능성과 AI 기반 디자인 연구에 실질적인 투자를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옵시디언은 즉시 양산될 모델은 아니지만, 현대차가 추구하는 미래 비전의 상징으로 해석되고 있다.
디자인의 미래, 전시장에서 논의되다
옵시디언이 공개된 ‘카 디자인 이벤트 2025’는 자동차 디자인과 기술 진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진 자리다.
이 행사에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산업 디자이너, 언론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주요 의제로는 사용자 경험(UX/UI), 인공지능 기반 디자인 시스템, 차세대 콘셉트카의 진화가 다뤄졌다.

옵시디언은 이 논의의 중심에 섰다. 전통적인 제조 기반이 아닌 실험적 발상과 디지털 도구, 신진 인재의 창의성이 결합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는 현대차의 또 다른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 기아의 ‘EV2 콘셉트’, 제네시스의 ‘X 그란 컨버터블’ 등도 함께 전시되어 현대차그룹이 구상하는 미래 디자인의 윤곽을 보여줬다.
기존의 틀을 깨는 실험
옵시디언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벗어난 시도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도미니크 안데르스가 이끌어낸 디자인은 단지 개인의 재능에 그치지 않았다.
현대차는 독일 대학의 교육 시스템과 AI 디자인 기업,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와 함께 실험의 장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산업과 학계,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이러한 협업은 현대차가 지향하는 중장기 전략, 즉 AI 기반 디자인 탐색과 신진 디자이너 양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옵시디언은 현재 양산 계획이 없는 콘셉트 모델이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전통적인 디자이너의 역할과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다.
AI와 인간, 교육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자동차 디자인계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