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하루 3천원 유지비
택시업계, 전기차로 눈돌리다

기아의 소형 전기 SUV EV3가 택시 업계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이 차량은 보조금 반영 시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과 하루 3000원 수준의 유지비로 ‘가성비’를 앞세워 기존 내연기관 택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EV3는 택시용 신규 등록 대수 상위권에 진입했으며 기존 차량 대비 높은 효율성과 공간 활용성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전기차 택시 시장, EV3 중심으로 재편되나
기아 EV3는 출시 직후부터 택시 업계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EV3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이 차량은 택시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경제성과 실용성을 앞세워 주목받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EV3는 지난해 출시 이후 올해 4월까지 총 496대가 승용 택시로 신규 등록되며 등록 순위 10위권에 올랐다. 이는 동급 전기차 중 택시용으로는 드문 성과다.
특히 EV3는 택시 운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택시’로 자리 잡고 있다. 보조금을 반영할 경우 차량 가격은 3000만원 초반대로, 장시간 운행과 많은 주행거리를 필요로 하는 택시 운전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EV3를 운행 중인 한 택시기사는 “하루 평균 300㎞를 달리지만 충전비용이 3000원 수준”이라며 유지비 절감에 큰 만족을 드러냈다. 또 다른 기사는 주변 기사들에게 EV3 구매를 권유할 정도로 경제성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공간이냐 유지비냐, 선택 갈림길에 선 택시 업계
EV3는 전기차라는 점 외에도 공간과 실용성 면에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로 많이 쓰이는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에 비해 실내 공간이 넓고 승객 편의성 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점이 업계의 평이다. EV3는 이러한 장점으로 택시 운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또한 택시용 차량 선정 시 고려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인 ‘1일 유지비’에서 EV3는 경쟁 차종을 압도하고 있다. 충전비용 외에도 전체적인 유지·관리 비용이 낮다는 점은 차량 교체를 고려 중인 택시 기사들에게 중요한 매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택시, ‘캐즘’ 넘을 수 있을까
전기 택시 시장은 몇 년 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전기 택시 신규 등록 대수는 2020년 903대에서 2022년 1만 5765대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성장세는 꺾였다. 2023년에는 1만 2552대, 2024년에는 5881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 현상을 ‘캐즘’, 즉 기술 수용자 간의 수요 정체로 해석한다. 전기 택시의 초기 수요층이 대부분 구매를 마쳤기 때문에 성장세가 둔화되었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이미 살 사람은 다 산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 택시 경험이 있는 기사들 중 상당수가 재구매를 고려하고 있어 일정 수준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지비 절감이라는 실질적 장점이 반복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EV3와 같은 모델은 향후 택시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V3의 등장은 전기차 시장 내 수요 정체 국면에서도 다시금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기존 아반떼 중심의 내연기관 택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