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공백 메울 키, 타스만인가
쏘렌토·EV9 사이 실험대 올라
기아, 프레임 SUV 가능성 언급

호주에서 첫선을 보이는 기아의 픽업트럭 ‘타스만’이 SUV로 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목받고 있다.
쏘렌토와 EV9 사이의 라인업 공백을 메울 신차 후보로 거론된 것이다. 다만, 기아는 타스만의 성과를 먼저 지켜본 후 SUV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주 겨냥한 타스만, 단순 픽업 넘는다
기아가 오는 7월 호주 시장에 출시 예정인 타스만은 2.2리터 디젤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듀얼캡 프레임 픽업트럭이다. 최대 출력은 207마력, 최대 토크는 44.8kg·m에 이르며 후륜 또는 4륜 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라인업은 기본형인 S 트림부터 고급 사양을 갖춘 X-Pro 트림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상위 모델에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 통풍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의 고급 사양이 포함된다.
호주자동차산업협회(FCAI)에 따르면 현재 호주 시장은 토요타 하이럭스, 포드 레인저 같은 픽업트럭과 함께, 프라도, 에베레스트, MU-X 같은 프레임 기반 SUV가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이 틈새에 기아가 타스만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셈이다.

기아 내부, SUV 전환 가능성 시사
타스만의 확장 가능성은 기아 내부에서도 언급됐다. 기아 호주 법인의 섀시 튜닝 책임자인 그레이엄 갬볼드는 한 인터뷰에서 “타스만 기반 SUV가 약 3년 후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법인의 마케팅 총괄 딘 노르비아토는 “지금은 타스만의 성공이 우선이며 그다음 이야기는 그 이후에 가능하다”며 SUV 출시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갬볼드는 기아의 접근법에 대해 “포드는 SUV에 가까운 픽업을 지향했지만 기아는 보다 전통적인 픽업 시장을 겨냥했다”고 설명하면서 타스만이 “농장에서 일하면서도 가족을 태우는 차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픽업트럭이면서도 SUV 역할까지 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자연스럽게 SUV로의 확장 여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타스만 SUV, 기아 SUV 라인업의 빈틈 메우나
기아 SUV 라인업을 살펴보면, 현재 쏘렌토와 EV9 사이에는 프레임 기반 대형 SUV가 존재하지 않는다. 타스만이 이를 바탕으로 한 SUV로 전환될 경우 이 공백을 채울 유력 후보가 될 수 있다.

특히 호주처럼 프레임 SUV 수요가 높은 시장에서는 타스만 기반 SUV가 토요타 프라도, 포드 에베레스트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미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갖춘 상태에서 SUV 모델로의 전환은 개발 효율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다만 기아는 공식적인 SUV 출시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이며 타스만의 시장 성과에 따라 관련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타스만이 성공적인 데뷔를 치를 경우 기아의 프레임 SUV 전략이 본격화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