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m 괴물 SUV의 등장
제네시스 GV80을 겨눈 정면승부
중국 지리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지난 8월 29일, 자사의 플래그십 SUV ‘지커 9X’를 공개하고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계약 개시 단 1시간 만에 4만 2667건의 주문이 몰리며 업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차량은 전장 5.2m, 최고출력 1381마력이라는 압도적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제네시스 GV80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괴물 크기와 슈퍼카 성능의 조합
지커 9X는 차체 크기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전장 5239mm, 전폭 2024mm, 전고 1822mm, 휠베이스 3205mm로, 이는 제네시스 GV80보다 약 30cm 길고, 고급 SUV의 대표격인 롤스로이스 컬리넌과 비교될 정도다.
실내는 3열 구조에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급 2열 독립시트를 갖춰, 공간감과 고급감을 동시에 확보했다.
동력 성능도 ‘과하다’ 싶을 만큼 강력하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구조로, 최상위 트림에는 후륜에 모터를 하나 더 추가한 트라이-모터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합산 최고출력 1381마력, 최대토크 150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3.1초 만에 도달한다.
고급 서스펜션과 섀시 설계도 눈에 띈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되며 고속 주행 안정성과 민첩한 코너링 성능까지 모두 고려된 구성이다.
파격적 가격, 제네시스를 정조준하다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요소는 ‘가격’이다. 지커 9X의 중국 내 시작가는 47만 9900위안(약 9320만 원), 최상위 모델도 56만 9900위안(약 1억 1070만 원) 선이다. 이는 제네시스 GV80 3.5 터보 풀옵션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예산으로 성능은 페라리급, 기술은 자율주행 레벨 3 수준인 SUV를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커 9X는 고성능뿐 아니라 첨단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차량 전면에는 라이다 기반의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돼 있으며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사실상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시스템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한국 상륙 초읽기…제네시스 ‘긴장’
지커는 이미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상표권 등록도 마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형 SUV ‘7X’와 고성능 왜건형 모델 ‘001’을 먼저 선보이고, 2026년부터 플래그십 모델인 ‘9X’를 국내에 투입할 계획이다.
브랜드 신뢰도에서는 제네시스가 여전히 앞서 있다는 평가지만, 성능과 가격 측면에서는 지커가 압도적인 스펙을 제시하면서 국산 프리미엄 SUV의 시장 점유율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커가 기존 중국차와는 다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커는 볼보와 폴스타를 운영 중인 지리그룹 산하 브랜드로, 스웨덴 R&D 센터에서 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기술력과 안정성 면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