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강화에도 외관 변화는 없어
최소 4660만 원…조용한 출시 전략
친환경 소재·충전 간소화로 차별화

기아가 7월 3일, 전기차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2026년형 EV6를 조용히 출시했다.
외관 변화 없이, 성능과 기능을 대폭 강화했으며 최소 466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상품성을 높였다. 충전 간소화와 디지털 기능 개선, 친환경 소재 적용 등이 주요 변화로, 구매자 편의성과 지속가능성 모두를 고려한 연식변경이라는 평가다.
외관 그대로, 기능은 확 달라진 2026 EV6
기아는 3일, 자사의 대표 전기차 EV6의 2026년형 모델을 공개했다. 차량 외형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지만, 내부 기능과 시스템은 크게 업그레이드됐다.

이번 연식변경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배터리 용량 확대다. 롱레인지 모델 기준 배터리는 기존 77.4kWh에서 84kWh로 증가했으며 2WD 모델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494km(19인치 휠 기준)로 향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10%에서 80%까지 충전되는 시간은 기존과 같은 약 18분 수준을 유지했다.
운전자 편의성도 강화됐다. 전 트림에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가 기본 적용되며 ‘어스’ 트림 이상에는 전방 및 측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RSPA 2)가 기본으로 탑재됐다.
라이트 트림은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됐고, ‘스마트커넥트’에는 센서 방식의 후석 승객 알림 기능이 추가됐다.

2026 기아 EV6의 가격은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스탠다드 라이트가 4660만 원, 롱레인지 라이트는 5060만 원으로 책정됐다. GT 라인은 6000만 원, 고성능 모델인 EV6 GT는 7230만 원으로 기존보다 10만 원 인상됐다.
인증 없이 충전, 실내는 친환경 전환
충전 시스템의 편의성도 대폭 개선됐다. 기아는 이번 모델부터 ‘PnC(Plug & Charge)’ 기능을 도입해, E-pit 등 초급속 충전소에서 별도 인증 없이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자동 결제와 충전이 이뤄지도록 했다.
기존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던 인증·결제 과정이 간소화된 것이다.

실내는 전면적으로 친환경 소재로 재구성됐다. 재활용 PET 패브릭과 카펫, PCM 플라스틱 등 총 10종의 친환경 소재가 적용됐으며, 토피 브라운과 그린&라이트 그레이 조합 등 새로운 인테리어 컬러도 추가됐다.
GT 라인에는 스웨이드 소재와 3D 지오닉 패턴 등으로 고급감을 높였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파노라믹 커브드)도 유지됐다.
디지털 기능도 강화됐다. 디지털 키 2, 빌트인 캠 2, 스트리밍 플러스, e-HiPass 연동, 디지털 센터 미러, OTA(무선 업데이트) 확대 등이 적용된다.
내연기관 모델에서 보기 드문 스트리밍 플러스와 디지털 센터 미러는 EV6만의 차별점을 드러내는 구성이다.
ADAS부터 디지털까지…세부 사양 정교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더욱 정교해졌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와 RSPA 2 기능이 추가됐으며,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와 정전식 그립 감지 센서가 포함되어 운전자에게 더 직관적인 경고 시스템을 제공한다.
기존의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등 기능도 그대로 유지됐다.

기아는 이번 연식변경을 통해 EV6의 상품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외형 변화는 없지만, 실내외 기능 개선과 안전·편의 장비 강화를 통해 경쟁 전기차들과의 차별화를 노린 조용한 전략적 행보였다. 가격은 일부 트림에서 소폭 인상됐지만, 강화된 사양을 감안하면 수용 가능한 범위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