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루미늄 공장 화재 여파
F-150 라이트닝 생산 전격 중단
SK온 배터리 공급에도 불똥 튀어

미국 전기 픽업트럭 시장 1위 모델인 포드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이 예고 없이 중단됐다.
포드는 지난 10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실적 보고에서, 미시간주 디어본 루즈 전기차 센터에서 생산 중이던 라이트닝을 당분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공급망 문제와 전략 전환이 맞물리면서 이뤄졌다. 특히, 핵심 부품인 알루미늄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다, 전기차 부문 적자가 심화되자 포드는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SK온의 북미 배터리 공급에도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포드, 라이트닝 생산 전격 중단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중단 배경에는 지난 9월 16일 뉴욕 오스위고에 위치한 알루미늄 공급업체 노벨리스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있다.
이 공장은 F-150 라이트닝의 차체 및 섀시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패널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가 커 내년 1분기까지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포드는 이 여파로 주요 부품 조달이 불가능해지자 생산 중단을 결정했고, 내부적으로는 약 15억~20억 달러(약 2조 1570억~2조 876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추산하고 있다.
생산이 중단된 루즈 전기차 센터는 미국 전기차 전환 전략의 핵심 기지로 꼽히던 곳이다. 참고로 이번 발표는 F-150 라이트닝이 3분기 판매 신기록을 세운 직후 나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 확대
포드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기차 라인에서 근무하던 조립라인 근로자들은 내연기관 F-150 생산라인으로 이동하게 되며, 포드는 내년부터 내연기관 F-150과 슈퍼듀티 HD 트럭 생산을 5만 대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알루미늄 사용량이 적고 수익성이 높은 모델의 생산을 우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디어본 공장에는 3교대 근무가 도입되고 최대 1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전망이다.
한편, 포드의 전기차 부문은 3분기에만 14억 달러(약 2조 13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누적 손실은 36억 달러(약 5조 1780억 원)에 달했다. 반면 내연기관 및 상용차 부문은 견고한 수익을 내며 이번 전략 수정의 배경을 뒷받침했다.
SK온, 북미 배터리 공급 계획에 ‘경고등’
F-150 라이트닝의 생산 중단은 SK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온과 포드의 합작사 블루오벌SK는 지난 8월,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1공장에서 라이트닝용 배터리의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이 공장은 연간 37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 F-150 라이트닝과 전기 화물밴 ‘E-트랜짓’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기 픽업 생산이 중단되면서 공장의 초기 가동률과 공급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드는 생산 재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로이터와 일렉트렉 등 외신은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알루미늄 공급망에는 일부 회복의 기미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벨리스가 화재로 멈췄던 오스위고 공장의 일부 설비를 올해 12월 중 부분 가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