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도 점유율 상승
현지 생산 확대·가격 전략 주효
하이브리드차 판매 급증 효과도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인 11.3%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수입차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현지 생산을 강화한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진출 38년 만에 첫 11%대 돌파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가 1월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25년 미국 시장에서 총 183만 6172대를 판매해 11.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차가 6.1%(98만 4017대), 기아가 5.2%(85만 215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처음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10.7%, 2024년 10.8%를 찍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번 실적은 미국 내 제조사 순위에서 GM(17.5%), 도요타(15.5%), 포드(13.1%)에 이어 4위를 유지한 것이다.
유연한 생산 전략과 하이브리드차 성장
전체 시장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이보다 세 배 이상 높은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계 브랜드(3.3%), 일본계 브랜드(2.4%), 유럽계 브랜드(-6.8%) 대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바탕으로 가격을 신중하게 책정하면서, 수요 변화와 경쟁사 전략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이에 더해 조지아주에 세 번째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한 것이 관세 부담을 낮추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차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97만 215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규모를 기존 70만 대에서 향후 12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수요 정체 현상을 보완할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차(HEV) 판매가 급증했다.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는 전년 대비 48.8% 늘어난 33만 1023대를 기록해 점유율 확대에 힘을 실었다.
올해는 시장 위축 속 전략 재점검 필요
하지만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국 완성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642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같은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전기차 시장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HMG경영연구원은 미국 시장이 3년 만에 1500만 대 수준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금리 인하와 감세가 긍정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차량·부품 가격 상승과 보험료 인상이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