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달린 박스카의 퇴장
수출 호조에도 생산은 중단
생산라인 재편·노사 갈등 변수

기아의 대표 소형 SUV ‘쏘울’이 17년 만에 생산을 종료한다. 올해 10월, 광주 2공장에서의 마지막 조립을 끝으로 쏘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08년 첫 출시된 이후 누적 220만 대 이상 수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해온 모델이지만, 낮은 수익성과 생산 전략 전환이라는 현실 앞에서 단종이 결정됐다.
기아는 해당 생산 라인을 수익성이 높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수출 효자 ‘쏘울’, 하지만 수익은 낮았다
2008년 출시된 쏘울은 박스카 특유의 개성 있는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2018년 기준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고, 2023년까지도 전기차 EV6나 EV9보다 더 많은 수출 실적을 올리며 쏘울은 기아의 대표 수출 모델로 자리 잡았다.
기아는 올해 7월까지도 3만 6천여 대를 해외 시장에 출고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 같은 판매 실적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쏘울이 생산되던 광주 2공장의 라인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하이브리드 모델은 계약 후 최소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 생산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개성’의 시대가 끝나며
쏘울의 단종은 단순한 모델 종료가 아니라,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2000년대 중반, 닛산 큐브와 토요타 xB 등과 함께 개성 있는 박스형 차량들이 인기를 끌었고, 쏘울은 이 흐름의 중심에 있었다. 합리적인 가격과 독특한 외관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선택을 받으며 장수 모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된 2020년대 시장에서 박스형 차량은 점점 자취를 감췄다. 닛산 큐브와 토요타 xB가 일찌감치 단종된 데 이어, 끝까지 살아남았던 쏘울마저 시장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2025년형 모델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되며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실용적 차량 하나가 또다시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기아는 쏘울의 단종을 통해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고수익 모델 중심의 재편은 기업 전략상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빈 자리는 기아가 마주한 변화의 첫걸음이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