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의 대명사, SUV로 방향 전환
기아·현대 맞설 대형 SUV 출시 예고
전기·내연 병행한 주행거리 800km 기대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로 알려진 램(Ram)이 2028년 첫 독립 SUV 출시를 예고하며 제품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이번 신차는 전동화 기술을 접목한 대형 SUV로, 스텔란티스 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 포함된 프로젝트다. 이는 기존의 픽업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SUV 시장으로 본격 진입하려는 시도다.
북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차·기아 등 주요 브랜드들과의 직접 경쟁이 예상된다.
첫 SUV, 전동화·근육질 모두 잡는다
픽업의 상징이던 램 브랜드가 2028년 선보일 첫 SUV에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결합한 REEV(범위 확장형 전기차)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는 앞서 2026년형 지프 그랜드 왜고니어에 해당 기술을 탑재한 바 있으며, 같은 플랫폼과 구조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REEV 방식은 내연기관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하고, 차량 구동은 전기 모터가 맡는 구조다. 이를 통해 약 800km의 주행 거리와 함께 600마력대의 출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처럼 정숙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유지하면서도 충전 인프라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내연기관 버전의 경우 3.0리터 트윈터보 직렬 6기통 ‘허리케인’ 엔진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최대 540마력 수준의 성능을 발휘할 이 엔진은 램의 ‘근육질 SUV’ 이미지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다.
프레임 기반 구조 역시 주목된다. 바디온프레임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쉐보레 타호, 포드 익스페디션, 토요타 세코이아와 같은 북미 대형 SUV들과 정면 경쟁이 예상된다.
“픽업만 만들던 램이?” 브랜드 역사 바꾸는 대전환
스텔란티스는 이번 SUV 프로젝트를 포함해 향후 4년간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해 130억 달러(약 18조 834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SUV는 이 투자 계획의 핵심 축으로, 워렌 트럭 공장에서 생산된다.
그간 램은 닷지에서 분리된 이후 1500, 2500, 3500 시리즈 풀사이즈 픽업과 ProMaster 밴 시리즈만을 생산해왔다.
이번 SUV 출시는 2009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승용형 모델에 도전하는 시도다. 현재 워렌 공장에서 생산 중인 지프 그랜드 왜고니어와 같은 공장 라인을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램 SUV의 등장으로 지프 그랜드 왜고니어의 차세대 개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동일 라인에서의 생산 병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램 SUV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의 텃밭에 진입, 북미 시장 정면승부
이번 램 SUV 출시는 미국 대형 SUV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현대 팰리세이드와 기아 텔루라이드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전망이다.
특히 REEV 시스템을 활용한 ‘충전 걱정 없는 전동화’ 전략은 완전 전기차로서의 가치를 내세우는 기아 EV9과 대조된다.
전기차 기반의 EV9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반의 램 SUV는 북미 소비자들의 ‘완전 전동화 vs 실용 전동화’ 선택지를 둘러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기아 ‘타스만’도 간접 경쟁 모델로 거론된다. 본질은 픽업이지만, 실용성과 레저 활용도를 앞세워 SUV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램이 오프로드 감성을 강조한다면, 타스만은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지향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SRT 부활, 고성능 모델 라인업 확장 예고
스텔란티스는 램 브랜드의 SUV 진출과 함께 고성능 모델 라인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 CEO 안토니오 필로사는 최근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과의 회의에서 “앞으로 몇 달 내로 두 개의 새로운 SRT 고성능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하나는 램 1500 TRX의 부활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 이 오프로드 성능 차량은 2023년 생산이 중단됐으나, 미국 내 램 팬들을 중심으로 복귀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 두 번째 모델은 램 1500 기반의 로드 스포츠 버전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포드 F-150 로보와 경쟁할 전망이다.
향후 출시될 이 고성능 모델들의 방향성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EMA 쇼에 공개된 콘셉트카 ‘Dude 램 1500’을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
해당 콘셉트는 401마력의 5.7리터 V8 HEMI 엔진, 22인치 휠, 로우 서스펜션 등을 갖춘 1970년대 스타일의 커스텀카로, 양산형 모델의 사전 예고로 평가된다.
브랜드의 다음 챕터, 시장 반응 주목
램 SUV 출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상용차 전문 브랜드에서 본격적인 승용 SUV 시장으로의 확장은 램이 스텔란티스 그룹 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현대·기아가 선점한 북미 패밀리 SUV 시장에도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8년 출시까지 약 4년간 개발이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향후 램이 공개할 구체적 스펙과 디자인, 그리고 고성능 모델들의 후속 발표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