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에
3천만원대 ‘돌핀 서프’ 상륙
전통 완성차, 긴장감 고조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주행거리 최대 507km, 고속 충전 기능을 갖춘 전기차 ‘돌핀 서프’를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이 차량은 1만 9990유로(한화 약 3120만 원)라는 프로모션가를 앞세워 유럽 완성차 업계를 강타했다.
돌핀 서프는 중국 내 ‘시걸’이라는 이름으로 연간 40만 대 넘게 팔린 인기 모델이다. BYD는 이 차량을 통해 유럽 내 전기차 라인업을 10개로 늘렸다.
“반값 테슬라”…유럽 전기차 시장 판 흔드는 가격
BYD가 유럽에 출시한 돌핀 서프는 가격만으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출고가는 2만 2990유로(약 3590만 원)이지만, 한정 프로모션이 적용된 가격은 1만 9990유로(약 3120만 원)로 낮아진다. 이 가격은 시트로엥 e-C3보다 싸고 다치아의 초저가 전기차 ‘스프링’과 비교해도 사양 면에서 훨씬 우위에 있다.
WLTP 기준 도심 주행거리 최대 507km, 30분 만에 80%까지 충전 가능한 고속 충전 시스템, 기본으로 탑재된 ADAS, 10.1인치 터치스크린과 열선 전동 미러 등도 눈길을 끈다.
특히 ‘컴포트’ 트림은 154마력 모터에 360도 카메라, 무선 충전, 열선 시트 등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돼 ‘반값 테슬라’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복합 주행거리는 트림별 221~322km 수준으로 파악된다. 가속 성능은 트림에 따라 제로백 9.1초~12.1초로 확인됐다.
판매량 폭등…독일·유럽 시장 빠르게 잠식
BYD의 유럽 공세는 이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 1~4월 독일에서 2791대를 판매하며 전년도 실적에 근접했고, 유럽 전체 판매량은 3만 7201대로 전년 대비 4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37.2% 감소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BYD는 이에 맞춰 유럽 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 소형차 시장을 전기차 확산의 기점으로 삼고 현지 딜러망 확대, 하이브리드 라인업 보강, 유럽 출신 경영진 영입 등을 통해 입지를 넓히고 있다.
BYD 독일 지사 책임자 마리아 그라치아 다비노는 “올해 안에 유럽 12개국으로 진출하고 판매 거점을 1000개 이상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거점도 확장된다. 첫 물량은 중국에서 수입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헝가리 현지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원가 절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

유럽 완성차의 초조…“가격만으론 이기기 어렵다”
이 같은 BYD의 공세에 유럽 완성차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등은 빠르게 저가 전기차 개발에 돌입했지만, 돌핀 서프처럼 가격과 사양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모델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돌핀 서프의 등장 이후 유럽 전기차 시장은 뚜렷한 긴장 상태로 접어들었다. 시장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