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왕·덴자, 유럽 고급차 도전
BYD, 슈퍼카 브랜드로 이미지 쇄신
벤틀리·페라리 지형 흔들릴까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자사 슈퍼카 브랜드 ‘양왕(Yangwang)’과 프리미엄 브랜드 ‘덴자(Denza)’를 앞세워 유럽 고급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벤틀리, 페라리, 포르쉐가 장악해온 유럽 초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오는 2026년부터 두 브랜드의 유럽 출시가 예고되면서, 전통 강자들의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통 고급차 본거지, 유럽 정면 돌파 선언
BYD는 지난해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고성능 전기 SUV ‘U8’과 슈퍼카 ‘U9’을 첫 공개하며 관심을 모았다. 다만 당시만 해도 공식 판매 일정은 미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는 BYD가 오는 2026년 초 ‘덴자’ 브랜드를 먼저 유럽에 선보이고, 이후 플래그십 브랜드 ‘양왕’의 본격적인 출시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BYD 글로벌 부사장 스텔라 리는 오토카와의 인터뷰에서 “덴자에 이어 양왕도 유럽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첫 출시 모델은 U8과 U9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형 전기 세단 ‘U7’도 후속 모델로 유럽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왕은 BYD가 2023년 내놓은 하이엔드 전기차 브랜드로, ‘e4 전동화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 차량이 약 1000마력에 이르는 고성능 출력을 자랑한다.
오토카는 이를 두고 “양왕은 벤틀리, 포르쉐, 페라리와 경쟁하는 수준의 브랜드”라며 “중국 업체가 유럽 초고급차 시장에 뛰어드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BYD의 전략 변화… 저가 이미지 벗고 프리미엄 도전
BYD는 그간 저렴한 전기차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유럽 진출은 단순한 모델 확대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자사 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고성능과 프리미엄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내세운 것이다.
가격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 내 기준으로는 U9이 약 3억 2000만원, U8은 약 2억 1000만원, U7은 약 1억 2000만원 수준에서 시작한다. 다만 유럽 수출 시 우핸들 전환과 수입 관세(17%) 등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가격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BYD가 유럽 시장에서 기존 고급차 브랜드와의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맞춰나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유럽 소비자들의 중국산 초고급차에 대한 수용성 또한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이번 행보를 단순한 제품 판매 이상의, 브랜드 정체성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 시장 공략, ‘덴자’와 ‘양왕’ 투트랙 전략
BYD는 덴자 브랜드를 통해 유럽에서 아우디급 시장을 겨냥하며 점진적인 고급차 시장 안착을 시도한다.
덴자는 양왕보다는 한 단계 낮은 프리미엄 라인으로 포지셔닝돼 있으며 먼저 출시해 시장 반응을 가늠한 뒤 양왕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BYD는 두 개의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벤틀리와 페라리 같은 전통 강자들과의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이다.
중국 BYD의 유럽 고급차 시장 진입은 단순한 신차 출시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전통의 심장부’ 유럽에서 과연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그리고 ‘벤틀리도 페라리도 아닌’ 새로운 슈퍼카 브랜드가 어떻게 자리잡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