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필러 사라진 문짝 구조 첫 포착
제네시스 GV90, 콘셉트 현실화
코치도어 적용에 글로벌 완성차 긴장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 도심에서 정체불명의 대형 SUV 프로토타입이 포착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주목했다.
문을 열었을 때 중앙 기둥(B필러)이 사라지고 앞뒤 문이 마주 보게 열리는 독특한 구조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해당 차량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세대 순수전기 SUV, GV90으로 밝혀졌다.
이는 제네시스가 지난해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인 ‘네오룬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첫 양산형 모델로, 테슬라와 BMW가 주도하고 있던 고급 전기 SUV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코치도어, 콘셉트를 현실로
GV90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B필러가 없는 ‘코치 도어’ 구조다. 이 형식은 일반적으로 초호화 리무진이나 클래식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방식으로, 차량 탑승 시 압도적인 개방감을 제공한다.
지난해 7월, 제네시스는 독일 특허청에 관련 기술을 출원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고, 이후 실제 시험주행 차량에서 그 구조가 확인되며 관심이 집중됐다.
공개된 프로토타입은 앞문과 뒷문을 동시에 혹은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레일과 고정 홈을 활용한 설계를 갖췄다.
제네시스는 특허 문서를 통해 “B필러가 제거됨에 따라 실내 개방감이 극대화되고, 승하차 편의성도 개선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구조는 레저나 아웃도어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점이 강조됐다.
GV90은 전장 약 3100밀리미터에 달하는 휠베이스 기반의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는 3열 구조로 설계되며 2열에는 대형 콘솔을 기준으로 독립된 좌석이 배치된다. 이는 기존 GV 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구성으로, 럭셔리 SUV로서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네오룬에서 이어진 디자인 DNA
GV90의 외형과 실내 구성은 2024년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네오룬 콘셉트’를 충실히 반영했다. 당시 제네시스는 해당 콘셉트를 “럭셔리 SUV의 궁극적 비전”이라고 설명했고, 실제 GV90에서도 이 비전이 구현된 모습이다.
제네시스 글로벌 디자인 총괄 루크 동커볼케는 콘셉트카 공개 당시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과 정교한 장인 정신의 결합”이라고 평가한 바 있으며 그 디자인 언어는 양산형 GV90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외신들은 “콘셉트의 핵심 요소들이 실제 차량에 거의 변형 없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치 도어는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진 않을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에서 포착된 또 다른 테스트 차량들에는 일반적인 도어 구조가 적용돼 있었다. 이로 인해 고급 사양에 한해 선택적으로 코치 도어가 제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신 기술의 집약체, 차세대 플랫폼 ‘eM’
GV90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 플랫폼은 기존보다 주행거리를 50퍼센트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과 무선 업데이트(OTA) 시스템을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는 기술적 경쟁력을 갖춘 고급 전기 SUV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GV90은 오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현재까지 가격과 세부 사양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외신은 예상 가격대를 약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990만 원) 수준으로 보도했다.
초대형 전기 SUV 시장을 겨냥한 GV9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략적 모델이다. 콘셉트카의 디자인 언어와 독특한 도어 구조, 차세대 플랫폼이 어우러진다.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