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왕좌 흔들리다
BYD·지리 상승, 테슬라 추락
세계 시장은 ‘중국 중심’ 재편

올해 들어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됐다. 테슬라는 올해 1~4월 판매량에서 중국의 BYD와 지리자동차에 밀려 3위로 추락, 글로벌 전기차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특히 BYD와 지리차는 공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고,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 중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전기차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의 질주, 테슬라의 추락
글로벌 전기차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4월 전기차 등록 대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80만 8천 대가 신규 등록되며 전년 대비 34.6% 증가했다.
이 중 BYD는 124만 2천 대를 판매해 1위를, 지리자동차는 61만 6천 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9.4% 성장해 2위로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같은 기간 42만2천 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3.4% 감소했고 순위도 3위로 밀려났다. 유럽과 북미에서 각각 34.6%, 9.1%씩 판매가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이다.
SNE리서치는 “테슬라가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으며 중국과 유럽 기업들이 각국 정책과 가격 전략을 적극 활용해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패권, ‘중국 중심’으로 재편
시장 지형은 단순히 브랜드 간 순위 변화에 그치지 않았다. 지역별 판매 비중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1~4월 동안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중 무려 62.2%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는 361만 5천 대에 달하는 수치로, 전년 대비 43.9% 증가한 규모다. 유럽은 같은 기간 26.2% 증가한 121만 5천 대, 북미는 4.0% 증가에 그친 55만 7천 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수 확대와 더불어 수출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과 북미는 내연기관차 병행 전략이나 세이프가드 같은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들의 내수 기반 확대와 글로벌 전략이 맞물리면서 세계 전기차 생태계의 무게추가 점점 더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의 선전과 한계
현대차그룹은 같은 기간 19만 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1.0% 증가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 7위에 올랐다.
아이오닉5와 EV6의 부분 변경 모델 출시, EV3 모델의 확대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스텔란티스, 포드, GM 등을 제치고 경쟁력을 입증했다.
SNE리서치는 “기아의 EV4, EV2 콘셉트카 공개가 전기차 대중화 전략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했지만, BYD와 지리차의 고속 성장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는 뚜렷하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톱3 진입을 위해 더 과감한 시장 공략과 기술 투자,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전문가들은 단순한 판매 경쟁의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한다. 각국의 정책 변화, 공급망 안정성 확보,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 다방면에서의 대응이 요구되는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