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BYD 배터리 선택 왜?
중국 특화 전략 SUV로 정면 승부
도요타 bZ5와 성능·가격 경쟁 예고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도요타와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5월 8일 정식 공개된 전략형 SUV ‘일렉시오(Elexio)’는 현지 시장에 특화된 파격 조합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BYD의 배터리와 중국 기업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이 차량은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실질적인 반등을 노리는 현대차의 핵심 전략 모델이다.
중국 배터리·현지 SW 장착한 ‘이례적’ 선택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전기 SUV ‘일렉시오’는 그 자체로 파격적인 결정의 집합이다.
차량에는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BYD의 자회사 핀드림스(FinDreams)가 제조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현대차가 외산 배터리에 더해, 중국 기업 하오모와 함께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까지 장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차량은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사륜구동 모델은 후륜에도 모터가 장착돼 총 출력이 233kW(약 312마력)에 달한다.
고전압 8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7분이 소요된다. 중국 CLTC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7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베이징현대와 중국 자동차 기업 BAIC가 공동 제작한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전략은 ‘현지화’에 방점을 찍은 선택으로 해석된다.
가격과 성능 모두 잡는다… 도요타 bZ5와 경쟁
일렉시오의 출시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도요타 bZ5와의 직접적인 경쟁 구도다.
두 차량 모두 BYD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주행거리와 가격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bZ5는 최대 주행거리 550km, 가격 약 2400만 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일렉시오는 최대 700km 주행이 가능하며 가격은 약 14만 위안(2600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 같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내 기업과의 협업을 적극 활용했다. 부품 조달부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비용을 줄이고,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우선 소비’ 성향에 대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가격과 성능 두 요소를 동시에 겨냥한 모델로 중국 시장 재공략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내연차’ 가속… 2년간 전기차 라인업 확대 예고
일렉시오는 단순한 신차가 아닌, 현대차의 중국 전략 전환의 신호탄이다.
5월 8일 정식 공개된 이 모델은 3분기 내 출시 예정으로, 이후 2년간 다양한 전기차 모델이 중국 시장에 투입될 계획이다.
현대차는 BEV(순수전기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EREV(증강형 전기차) 등 세분화된 모델군을 선보여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현대차는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부진했던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는 이번 시도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