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롤스로이스가 3천만 원대
‘괴물 픽업’에 전 세계가 놀랐다

1973년형 롤스로이스 실버 쉐도우가 상상도 못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고급 세단의 대명사였던 이 차량이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픽업트럭으로 개조돼, 이베이에 약 3500만 원대에 등장하면서 해외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가의 명차 브랜드 롤스로이스가 의외의 방식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셈이다.
고급 세단이 트럭으로…실버 쉐도우의 ‘변신’
이 차량은 1973년형 롤스로이스 실버 쉐도우와 미쓰비시 L200 픽업트럭을 결합해 만든 개조차다. 현재 이베이에서 1만8995파운드, 한화 약 3540만 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겉모습만 보면 고전적인 롤스로이스의 우아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더 이상 전통적인 롤스로이스라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다.
섀시는 두 차량의 구조가 결합된 형태인 만큼, 무게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개조차는 1981년 파리-다카르 랠리에 등장했던 ‘Jules Dakar Corniche’라는 차량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트럭과 명차가 만난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디젤 엔진과 4륜 구동…달릴 준비는 끝났다
이 차량의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기존 6.75리터 V8 엔진 대신,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탑재됐으며 대형 연료탱크가 장착돼 최대 주행거리는 2000km에 달한다.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준비도 갖췄다. 4륜 구동 시스템에 후륜 잠금 디퍼렌셜까지 적용되어 비포장도로에서도 강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실버 쉐도우의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감은 사라졌지만, 연비는 리터당 약 12.7km로 기존 모델보다 두 배 가까이 향상된 수치를 보인다.
실내는 ‘롤스로이스’, 현실은 ‘픽업트럭’
실내는 여전히 일부 고급차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우드 트림과 대시보드는 70년대 실버 쉐도우의 원형 디자인을 따랐다. 다만, 미쓰비시 픽업의 계기판이 콘솔 아래쪽에 추가되어 눈에 띄는 이질감을 준다.
운전석 시트는 낡은 상태로 남아 있어 고급스러움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차량을 본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실버 쉐도우는 롤스로이스 최초의 일체형 차체 구조를 가진 모델”이라며 “두 개의 섀시가 겹쳐진 형태로 제작돼 차량이 상당히 무거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작비는 5500만 원…판매가는 절반 수준
이 차량의 제작에는 약 3만 파운드, 한화로 약 5590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 이베이에 올라온 가격은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인 1만 8995파운드다.
이 차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단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넘어, 고급 브랜드가 얼마나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개조 차량은 기존 롤스로이스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었지만, 그 독특함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