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로 세단 한계를 넘다
전기차 둔화 속 전략 선회 본격화
G80 하이브리드, 출력·주행 모두 ‘격상’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오는 2026년 12월 출시 예정인 G80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고급 하이브리드 세단 시장의 새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정체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를 전략적 대안으로 내세우며 긴 주행거리와 강력한 출력을 내세운 고성능 모델을 예고했다.
SUV를 넘은 주행거리…G80 하이브리드의 반전
제네시스 G80 하이브리드는 2026년 12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G80 하이브리드는 GV80 하이브리드보다 더 긴 주행거리와 연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형 디자인과 경량화된 차체를 기반으로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최대 1200km를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SUV 모델인 GV80 하이브리드의 1080km보다 120km 긴 수치다.
핵심은 ‘P1+P2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두 개의 전기 모터가 각각 연비 향상과 구동력·회생 제동 기능을 담당하는 구조로, 연비는 15.0km/L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2.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듀얼 모터를 결합해 최고 출력 362마력, 최대 토크 46.9kg.m를 발휘한다.
정숙한 주행은 물론, 냉난방과 미디어 시스템을 엔진 작동 없이 가동할 수 있는 ‘스테이 모드’, 외부 전력 공급이 가능한 V2L 기능 등 실용적인 요소도 갖췄다.
전기차 정체기, 전략 수정의 신호탄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둔화되면서 현대차그룹은 기존의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일부 조정에 나섰다.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를 통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증가해 50만 대를 넘어섰지만,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23% 줄었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2026년 9월 GV80 하이브리드 양산을 시작으로, 12월에는 G80 하이브리드가, 2027년 3월에는 GV70 하이브리드가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10일 제네시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그룹 개발 부사장은 “전기차 캐즘은 업계 전반의 현실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나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같은 실용적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기차 G80, 4배 성장하며 존재감 강화
하이브리드뿐 아니라 G80 전기차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G80 전기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총 52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329.8% 증가했다.
1년 새 4배 넘게 성장한 배경에는 개선된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 정숙한 주행감이 있다. 특히 GV70 전기차와 함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해 상품성을 높였으며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다.
제네시스는 이 같은 국내 성과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G80과 GV70 전기차를 앞세워 프랑스와 스페인 등 주요 시장에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 세단의 재정의, ‘G80 하이브리드’가 쏘아올린 변화
G80 하이브리드는 단순한 신차를 넘어, 제네시스가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내놓은 전략적 응답이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전환의 속도는 소비자 선택에 달려 있다.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고급차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G80 하이브리드는 그 중심에 있는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