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만 바꿔 새 차처럼
기아 PV5, 조립식 기술 적용

기아가 기존 자동차 설계를 근본부터 뒤흔드는 조립형 차체 기술을 선보였다.
지난 17일 기아는 경기도 광명에서 중형 PBV(다목적기반모빌리티) ‘PV5’의 핵심 기술을 공개하며 모듈 조합 방식의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단 하나의 부품만 교체해도 화물차에서 승용차, 업무용 밴에서 이동형 매장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 첫 적용
기아가 새롭게 내놓은 중형 PBV ‘PV5’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기아는 이날 PV5의 차체 구조를 모듈화해, 다양한 차종을 효율적으로 조립·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전면부와 1열을 공용 구조로 설계하고, 고객 수요에 따라 후면부 모듈을 조합해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기아는 패신저 롱, 카고 컴팩트(3도어/4도어), 카고 롱(3도어/4도어), 카고 하이루프(3도어/4도어) 등 7종의 기본 바디를 확보했으며 해당 플랫폼을 바탕으로 최대 16종까지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PV5 카고 롱 모델은 카고 컴팩트의 후면 모듈을 연장하고 ‘롱바디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쿼터 글라스와 테일게이트 교체만으로 승용차 타입으로의전환이 가능하다.
강성 높인 외골격 구조…유지보수도 간편

기아는 PV5에 적용한 기술이 단순히 외형 조립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립형 후측방 어라운드 가니쉬’를 비롯한 유지보수 모듈 역시 간편한 교체가 가능하도록 플라스틱 복합재로 설계했다. 손상 부위만 별도로 교체할 수 있어 수리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는 구조다.
차체 강성도 강화됐다. ‘외골격 환형 구조’를 통해 차량 골격을 외측으로 확장,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NVH(진동·소음·충격) 성능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롱바디 모델에는 이를 이중으로 적용한 ‘듀얼 환형 구조’가 도입되어 강성이 더욱 향상됐다.
실내 공간도 모듈 설계…연내 양산 돌입
기아는 실내 역시 모듈 방식으로 설계했다. 러기지 사이드 트림은 7종으로 운영되며 고객은 ‘애드기어’나 ‘L-트랙 마운팅’ 등을 선택 장착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물류, 상업, 레저 등 다양한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활용 가능하다.

기아는 이달 중 패신저 5인승 모델과 카고 롱 모델의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후 PV5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오는 2027년에는 대형 PBV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영호 기아 MSV바디설계1실 상무는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개발한 PV5는 기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었다”며 “처음엔 도전이었지만, 고객 환경에 맞춘 새로운 차량 개발 패러다임을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아는 7월 22일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PV5의 기술을 공개하는 미디어 행사를 열고, 해당 모델의 주요 경쟁력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