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신차 등장에 시장 ‘들썩’
캠핑 수요와 맞물려 실수요 확대
타스만·무쏘 EV가 견인한 반등세

지난 4월,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전년 동월 대비 102.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침체를 겪던 시장이 기아와 KG모빌리티(KGM)의 신차 출시로 활기를 되찾은 가운데, 이례적인 성장세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완성차 업체는 각기 다른 전략의 신형 픽업을 선보이며 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섰다.
타스만·무쏘 EV, 시장 반등 이끌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2020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왔다.

2017년 2만 3574대에 달했던 등록 대수는 2023년 1만 8199대로 주저앉았다. 이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2만대 이하를 기록한 수치였다.
하지만 지난달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국토교통부 차량 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국내 픽업트럭 신규 등록 대수는 2336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2.6% 증가했다.
이 같은 반등의 배경에는 기아의 ‘더 기아 타스만’과 KGM의 ‘무쏘 EV’ 출시가 있었다. 타스만은 첫 출시 이후 불과 17영업일 만에 4000건 이상의 계약을 기록했고, 무쏘 EV 역시 2주 만에 약 3200건의 계약을 달성했다.
4월 한 달간 등록 대수만 봐도 타스만은 857대로 전달 대비 792.7% 증가했으며 무쏘 EV는 504대로 121.1% 늘어났다.

레저 수요와 실용성 공략…성능도 주목
신차들의 성능도 이번 판매 호조에 큰 역할을 했다.

타스만은 최대 3.5톤의 견인 능력과 80cm의 도강이 가능한 오프로드 기능으로 캠핑 등 레저 수요를 겨냥했다. 반면, KGM은 무쏘 EV를 도심형 전기 픽업으로 포지셔닝하며 연비 효율성과 정숙성을 강조했다.
연간 2만㎞ 주행 기준으로 5년간 약 550만 원 수준의 연료비라는 경제성도 부각됐다.
기아와 KGM의 이 같은 전략은 판매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타스만과 무쏘 EV는 3~4월 누적 각각 1344대, 1245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KGM의 기존 모델인 무쏘 스포츠와 무쏘 칸도 각각 511대, 909대가 판매되며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시장 구조 바꾸는 선택지 확대
기존에는 KGM의 렉스턴 스포츠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해왔다. 그러나 최근 신차 등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특히 캠핑 인구 증가와 맞물리면서 픽업트럭이 업무용에서 아웃도어 차량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단기적 반응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망보다 드러난 수치와 소비자 반응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