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100만대 클럽 속속 진입
캐스퍼 일렉트릭, 6개월 만에 1만대
유럽 전기차 시장에 새 바람

현대차의 경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출시 6개월 만에 1만 대 이상 판매되며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4년 말 출시된 이 차량은 좁은 도로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 특성에 적합한 차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기존 소형차 강세를 보이던 현대차와 기아의 전략 차종들과 함께 유럽 소형차 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유럽 소형차 시장, 한국차에 쏠리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 시장에서 소형차 판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사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유럽에서 소형차(A·B 세그먼트)만으로 20만 6023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체 판매량의 51%에 해당한다. 전년도 같은 기간 44.5%보다 상승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는 2024년 유럽 소형차 판매 비중이 38.8%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유럽 소비자들이 좁은 도로와 한정된 주차 공간, 그리고 탄소배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크고 무거운 차량보다 작고 효율적인 소형차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i10, i20, 모닝(현지명 피칸토) 등 오랜 기간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은 차종을 앞세워 입지를 다졌다.
특히, i10은 유럽 특화 모델로 2008년 출시된 이후 2020년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다.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25만 798대이며 올해 1~5월 판매량은 2만 5139대로 집계됐다.
i20 역시 2021년 100만대 고지를 넘어섰고, 5월까지 누적 121만 2907대가 판매됐다. 기아의 모닝은 2004년 100만대 클럽에 진입한 이후 5월까지 총 128만 6718대가 팔렸다.
캐스퍼 일렉트릭, 유럽 시장서 빠르게 자리 잡아
기존의 소형차 강자들과 함께 새로운 전기차 모델들의 성장이 주목된다.
현대차는 전기 경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2024년 12월 유럽 시장에 ‘인스터’라는 이름으로 출시했고, 불과 6개월 만인 올해 5월까지 총 1만 342대를 판매하며 빠른 흥행세를 보였다.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소형차에 주력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춘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소형차 라인업을 전기차로 확장하며 수요층을 넓혀가고 있다.
EV3, 기아 전기차 판매의 중심으로
기아 역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유럽에 출시한 전기 SUV ‘EV3’는 올해 1~5월 사이 2만 8739대가 판매되어, 해당 기간 기아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64%를 차지했다. 이 수치는 단일 모델로서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기아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올해 연간 유럽 전기차 판매량에서 2023년 기록인 8만 341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주력 모델로 EV3를 중심에 세우고 전략형 소형 SUV ‘EV2’의 콘셉트 모델도 공개하며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소형차 강세 이어가는 한국차, 전략 차종 전면에
현대차와 기아는 과거 i10, i20, 모닝 등 내연기관 기반 소형차로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고, 최근에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 같은 전기차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존 스테디셀러들의 누적 판매량은 이미 100만대를 넘어섰으며, 전기차 신차들도 짧은 기간 내 강력한 판매 실적을 보이며 유럽 시장에서 한국차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소형 전기 SUV의 추가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초 ‘더 기아 콘셉트 EV2’를 통해 향후 전략 방향을 공개한 바 있다.
소형차와 전기차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강점을 살려 대응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