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SUV 왕좌에 오르다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서 독주 체제
현지 맞춤 전략, 국민차 등극의 비결

현대자동차가 올해 신흥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주인공은 소형 SUV ‘크레타’다.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국민차’로 불릴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현대차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관세 압박 등 대외 변수에도 끄떡없는 성장세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인도에서 시작된 기록… SUV 최초 ‘100만 대’
‘크레타’는 2015년 인도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출시 후 9년이 흐른 지금, 누적 판매 123만 7천 대를 넘기며 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2024년 2월, 인도 시장 전략 차종 중 SUV로 최초 누적 100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그 성장세는 눈에 띄게 가팔랐다. 작년 3월과 4월 두 달 연속으로 각각 1만 6천 대 이상이 팔리며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현재의 기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20만 대 판매도 현실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고성능 모델인 ‘크레타 N 라인’과 전기차 ‘크레타 EV’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인도네시아… ‘효자 차종’의 진격
브라질에서도 크레타는 핵심 차종으로 부상했다. 2017년 출시된 이후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량 47만 7천 대를 돌파했으며, 연말까지 50만 대 달성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연간 판매는 6만 9천 대 이상을 기록했으며 판매 순위는 2022년 10위에서 올해 7위로 상승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4월 동안 브라질 내 전체 승용차 판매 중 크레타가 차지한 비중은 무려 40%에 달한다. 단일 차종으로 이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다. 올해 1~4월 크레타 판매량은 28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전체 판매량이 소폭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이 기간 크레타의 판매 비중은 24%에서 33%로 상승했다.
‘국민차’ 등극의 비밀, 철저한 맞춤 전략
크레타의 성공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현대차는 신흥시장의 기후와 도로 환경, 소비자 성향을 철저히 분석했다.
그 결과 차량에는 고장력 강판이 적용되고 후석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온과 도로 조건 등 현지 상황을 차량 설계에 적극 반영한 결과,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 차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UV 시장에서 늘 주목받던 이름은 투싼과 싼타페였지만, 신흥 시장에서 조용히 왕좌에 오른 차는 ‘크레타’였다. 이름값보다, 진짜 길 위에서 선택받는 차.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중심축으로 작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