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지난 6월 EV5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하면서, 전기 SUV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EV5는 이달부터 계약을 시작해 8월 말부터 출고가 본격화되며,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검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이 모델은 애초 중국과 신흥국 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전기차로 기획됐지만, 국내 출시를 앞두고 한국형 사양으로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중국에서 검증된 인기 모델

EV5는 2023년 중국 청두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안착했다.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판매가 이뤄졌고,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기아의 현지 합작사인 ‘Yueda Kia Motors’를 통해 판매된 EV5가 연간 20만 대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는 기아가 현지에서 4년 만에 거둔 최대 판매 실적이다.

호주에서도 EV5는 테슬라와 MG에 이어 전기차 판매 순위 4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기아 관계자는 “해외에서 이미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업그레이드

국내에 출시될 EV5는 전장 4615mm, 휠베이스 2750mm로, 스포티지와 유사한 크기를 지녔다.

패밀리 SUV로 활용 가능한 크기와 더불어 실내 공간 활용성도 강화됐다. 특히 한국형 모델에는 기존 중국형에 탑재된 LFP 배터리 대신 고성능 NCM 배터리가 적용됐다.

배터리 용량은 스탠다드 트림 기준 58.3㎾h, 롱레인지 트림은 81.4㎾h로 구성되며 1회 충전 시 약 5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을 비롯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2),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RSPA2) 등이 적용됐다.

또 기존의 V2L(차량 외부로 전력 공급)보다 한 단계 진화한 V2G(차량과 전력망 간 양방향 충전) 기능도 도입됐다.

EV5의 국내 출고가는 4000만 원 중반에서 5000만 원 초반대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100% 수령 기준인 5300만 원 미만에 해당돼 실질 구매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

기아는 기본 트림의 가격을 공격적으로 설정하면서도, 상위 트림과 선택 사양의 가격 상승은 억제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밝혔다.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EV5가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