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기차 전환 계획 흔들
정책 변화에 소비자 수요도 주춤
전통 모델은 살아남을까, 시험대 올라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며 내연기관 퇴출을 예고했던 캐딜락이 전략 수정에 나섰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세제 혜택 축소라는 이중 악재가 겹치면서다.
미국 내 주요 외신들은 7월 22일(현지시간), 캐딜락이 당초 추진하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전환에 제동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차가운 데다, 올해 4분기부터는 전기차에 대한 연방정부 세액 공제까지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몰두한 캐딜락, 예기치 못한 급제동
캐딜락은 제너럴모터스(GM)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203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차량을 단종시키고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장기 전략을 내세워왔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전기차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전기 SUV ‘리릭’을 시작으로, 중형 SUV ‘옵틱’, 대형 3열 SUV ‘비스틱’을 선보였고 초고급 세단 ‘셀레스틱’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까지 공략했다.
또 브랜드의 상징이자 대형 SUV 시장을 대표하는 ‘에스컬레이드’ 역시 전기차 버전 ‘IQ’, ‘IQL’로 새롭게 단장했다.
그러나 시장은 예상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특히 연방정부가 오는 4분기부터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를 종료할 예정이란 발표는 캐딜락 전략에 큰 타격을 안겼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는 위축됐고, 신차는 물론 중고 전기차에 대한 수요도 눈에 띄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연기관은 정리 중…그러나 살아남은 모델도
이런 상황에서도 캐딜락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정리를 계획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소형 SUV XT4의 생산은 최근 종료됐고, 중형 SUV XT6도 올해 안에 단종될 예정이다. XT5 역시 2027년까지만 판매될 것으로 확인됐다.
세단 라인업의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CT4, CT5를 생산하던 공장은 현재 전기차 전용 생산시설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델은 전통적인 캐딜락의 상징 ‘에스컬레이드’뿐이다.
전기차 전환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캐딜락 내부에서는 전략 조정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캐딜락 글로벌 부사장 존 로스는 “시장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만큼, 고객의 요구에 맞춰 파워트레인 전략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산업은 직선적이지 않으며 절대적인 목표를 고수하기보다 유연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액 공제 종료 앞두고 GM, 대응책 마련 나서
GM 측도 변화된 정책 환경에 맞춰 대응 전략을 준비 중이다. 아직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 간의 균형을 다시 조율하는 방향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캐딜락은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빠르게 바뀌는 정책과 시장 환경에 적응하는 유연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기차 브랜드 전환이라는 거대한 방향타는 아직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 다만, 그 항로는 분명히 수정되고 있다.